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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십대때는 장애가 없는 모든 사람은 예비장애인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어느 신체 기능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다. 시력을 잃는다면, 오른손을 못쓰게 된다면'과 같은 가정하에 눈을 감고 걷는다던지 오른손이 하던일을 왼손으로 해본다던지- 지하철이나 보도블럭에 있는 시각장애인 유도블럭 위에서, 유도블럭 없어도 주변에 사람이 없다 싶으면 눈을 감고 걸어봤다. 발감각에 의지해서 걷는데 유도블럭 없는 곳에서는 내가 생각한 방향과 각도가 몇도만 틀어져도 엉뚱한 방향으로 걷고 있어서 쉽지가 않다. 부딪히거나 넘어질까봐 가는 방향으로 사람이 아무도 없을때만 하는데, 햇살 좋던 그 어느날에도 눈을 감고 걷다가 얼마 못가서 눈을 떴는데 좋아하던 사람이 나랑 나란히 걷고 있었다. 눈감고..

글/그날 그날 2014.11.23

글자

글자는 '가독성'이 1순위가 되어야한다는 믿음이 있다. 잘된 캘리그라피는 멋스러우면서도 한눈에 쉽게 읽히는거라고 생각한다. 내 기준에 무슨글자인지 알아보느라 눈알을 굴리는 순간 그 글자는 별로인거지~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시선이 흐르면서 읽히는 가독성이 좋아야한다.---한글 탐구는 그렇다치고, 영어는 어떻게? 항상 궁금한게 내가 그 문화권에서 성장한게 아니라서 영어 글자체에 대한 느낌이 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의 미적감각과 다를수 밖에 없다는 것. 이해하려고 노력해봐도 감이 안와. 알파벳수가 적으니까 폰트를 만들어 보려고 생각한적이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다. 벡터 이미지로 폰트를 만들어놓기만하면 폰트파일로 만드는 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문제니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게 먼저지...

글/그날 그날 2014.08.13

marcel

마르쉘 프루스트는 마들렌을 먹고 7권 분량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영화 속 등장인물도 마들렌을 먹고 기억(이야기)을 마주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읽지 않아서 책 내용에 대해서 쓸 수는 없고, 작가의 이름이 영화에 그대로 사용되는 점이 재밌다. 아틸라 마르쉘, 마담 프루스트. 그리고 노래 attila marcel. 영화를 봤을 때 게시글을 썼는데- 아직도 생각이 날 정도로 여운이 크게 남아있나보다.

글/그날 그날 2014.08.10